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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급등했는데 한국 부동산 안정적? 납득 안 되는 OECD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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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급등했는데 한국 부동산 안정적? 납득 안 되는 OECD 평가

입력
2020.08.11 16:49
수정
2020.08.11 16:5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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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경제 보고서' 선진국과 수준 비교?
집값 급등 등 최근 체감 현실과는 다소 거리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 내 중저가 전세거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1일 서울 강남구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의 매물 정보란. 뉴스1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서울 내 중저가 전세거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1일 서울 강남구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의 매물 정보란. 뉴스1

"회원국 가운데 가장 사정이 낫다"는 전반적인 호평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 발표한 '2020 한국경제 보고서'는 최근 한국 국민의 체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치ㆍ사회 문제로까지 번진 부동산가격 불안과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재정건전성 악화 추세 등까지 외형적 수치만 놓고 "안정적"으로 평가한 게 대표적이다. OECD가 주로 선진국과의 비교에만 초점을 맞춰 평가를 내리다 보니, 체감 현실과의 괴리는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OECD 보고서는 한국의 재정과 금융이 모두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재정은 "한국 정부부채 비율이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에 미치지 못해 주요국보다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금융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나, 정부의 적극 조치로 여전히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신축적인 주택 공급과 건전한 금융정책에 힘입어 전국단위 실질주택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했다. OECD는 1986년을 100으로 놓고 장기 물가변동을 감안한 실질주택 가격추이를 비교한 뒤, "한국은 올해 1분기 80에도 못미치지만 OECD 평균은 18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기본적인 물가 수준이 높은 선진국과 비교한 결과로, 국내에 사는 일반 국민의 체감 정도와는 사뭇 다른 게 현실이다. KB국민은행 아파트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52%나 상승했다. 이전 정부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29%나 뛰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연간 가구 평균소득 대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은 12.13으로 추산됐다. 서울에 사는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13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대다수 국민에게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OECD의 평가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다.

재정건전성 지표도 마찬가지다. 기축통화국 지위를 가진 미국, 일본, 독일 등의 국가 부채 비율과 한국의 비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국가 채무 비율이 7%포인트 넘게 급등하면서 정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OECD의 객관적 평가는 의미가 적지 않지만, 재정건전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과하게 쏠리지 않게 하는 등의 대책 마련은 정부의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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